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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세균의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

by 바이오마드 2024. 1. 7.

세균의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의 특징과 구조, 생활사 더 나아가 박테리오파지의 활용을 살펴보자. 특히 박테리오파지의 생활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는 파지(phage)라고도 하는데, 박테리아 세포를 특이적으로 감염시켜, 박테리아 세포 내에서 복제되는 바이러스를 말한다. 이때의 박테리아는 세균과 고세균을 통칭한다. 박테리오파지는 어떤 환경에서든지 존재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학적 작용제라고 할 수 있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 포식자'라는 뜻으로 생명공학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많은 연구가 진행된 바이러스이기도 하다. 

 

박테리오파지의 크기, 형태, 게놈(genome)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유전 물질과 그 유전물질을 보호하는 단백질 캡시드로 구성된다. 이때 유전 물질의 형태는 ssRNA, dsRNA, ssDNA, dsDNA이다. 파지는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자세히 관찰할 수 있으며, 그중 일부는 '머리' 즉 헤드를 갖고 있다. '다리'와 '꼬리'를 갖고 있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파지의 경우 운동성이 없어 브라운 운동을 통해 목표로 이동한다. 

 

파지 또한 다른 모든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숙주와 관련해 종 특이적이며 단일 박테리아 또는 종 내의 특정 계통만을 특이적으로 감염시킨다. 박테리오파지는 일단 숙주에 부착되면 용균성(lytic) 또는 용원성(lysogenic)이라는 두 가지 형태의 복제 전략 중 하나를 추구한다. 용균성 복제 주기 동안 파지는 숙주 박테리아에 부착해 파지의 게놈을 숙주 세포의 세포질에 도입하고, 숙주의 리보솜을 활용해 자신의 단백질을 합성한다. 숙주 세포 내의 세포 자원들은 바이러스 게놈과 캡시드 단백질로 빠르게 변환되어, 원래 파지의 여러 복사본으로 조립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숙주 세포가 죽으면서 용해되어 새로운 박테리오파지들을 방출하게 된다. 이렇게 방출된 파지들은 다른 박테리아 세포를 감염시킨다.

 

용원성 복제 주기에서 파지는 숙주 박테리아에 부착되어 게놈을 숙주 세포의 세포질에 도입한다. 용균성 복제 주기와 달리 용원성 복제 주기에서는 파지의 게놈이 박테리아 세포 염색체에 통합(integration) 되거나 에피솜(episome) 형태로 유지된다. 즉 숙주 세포의 염색체가 복제될 때, 딸 박테리아 세포를 죽이지 않고도 파지의 염색체가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게 된다. 숙주의 염색체에 통합된 파지 게놈을 프로파지(prophage) 라고 하며, 프로파지를 포함하는 박테리아를 lysogen이라고 한다. 

 

만약 새로운 박테리오파지를 생성하기에 좋은 환경이 구성되면 파지는 용균성 생활사를 거쳐 새로운 박테리오파지를 생성한다. 그러나 박테리오파지에게 불리한 환경일 경우, 박테리오파지의 유전자 중 다른 유전자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발현이 되어 파지의 증식이 억제되고 결국 용원성 생활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박테리오파지는 분자생물학 및 생명공학 연구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람다 파지의 경우 이중나선 DNA를 유전물질로 사용하므로 유전자의 벡터(vector)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박테리오파지가 박테리아를 죽이는 성질을 이용해 특정 병을 치료하는 파지 요법(phage therapy)은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 최근 들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항생제 내성균의 등장으로 인해, 파지 요법에 대한 관심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